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엔 종합병원 하나 없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영종도 내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선 조치할 수 없다. 그래서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를 건너 대형 종합병원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빈발한다. 지역사회에선 오래 전부터 각계에 영종국제도시에 종합병원을 설립해 달라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중구 운남동 영종하늘도시 내에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종합병원을 짓는 연구용역을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이제 민간을 넘어 영종지역 '국립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사태가 결정적인 이유다. 감염병 전문병원 기능과 항공 재난 사고 대비 국립종합병원을 영종지역에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국립종합병원은 해외 감염병 확산 방지를 비롯해 항공사고 등 재난 발생 대비와 영종도 종합병원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국립중앙의료원 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 재난병원 등도 함께 적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선 국가 관문도시 인근에 응급의료 체계를 갖춘 종합병원을 운영 중이다.

영종지역엔 9만여명의 주민과 공항 상주근무자·이용객 등 유동인구가 28만여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인명구조를 위한 종합병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종도 주민 1만2000여명은 지난해 8월 종합병원 유치를 촉구하는 서명부를 인천경제청과 중구에 제출했다. 인천시는 시의회, 경제청,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종합병원 건립 협의체를 꾸리기도 했다. 이처럼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건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렇기에 정부는 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국립종합병원 건립'에 하루빨리 답을 줘야 한다.

영종지역엔 국제공항이 있어 그 필요성과 당위성도 충분하다. 주민과 전체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종합병원을 세워야 마땅하다. 지금 코로나19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상황이다. 다른 외국 공항들은 종합병원까지 가려면 10여분이면 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속수무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늦었지만 감염병 전문 기능 등을 전담할 영종지역 국립종합병원 건립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