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살균제 '피톤치드' 가득 내뿜어
폐는 튼튼하게 맘은 편안하게 도와
3m 크는 멋스러운 수형 '트리'로도
까칠한 잎 부드러워지면 물 달란 말

 

▲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을 좋아하는 '윌마'는 거실창 측이나 발코니에서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일면서 대다수 사람들이 바깥출입을 꺼리고 집안에서 지내고 있다. 실내 대기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공기정화식물을 집안에 들이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피톤치드를 내뿜어 살균을 돕는 호흡기 강화 특효약, 윌마(율마)를 소개한다.

#폐 튼튼, 마음 튼튼 '윌마(율마)'

북아메리카 원산의 측백나뭇과인 윌마는 우리나라에서 보통 '율마'로 불리고 있다. 종종 '골드크레스트 윌마'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골드크레스트(Cupressus marcocarpa 'Goldcrest')'와 '윌마'라는 서로 다른 두 품종을 한꺼번에 표기한 것으로서 잘못된 명칭이다. 아마도 윌마가 골드크레스트의 변이로 탄생된 품종이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윌마는 피톤치드를 방출하는 밝은 연두색 잎이 촘촘하게 달려있고, 전체적으로는 원추형 기둥 모양을 이루는 멋진 식물이다. 크기는 대개 높이 1.5~3m, 폭 60㎝ 정도까지 자라며 보기에는 잎이 따가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날카롭지 않아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관리하기가 용이하다.

잎을 살짝 만져보면 향긋한 레몬 향이 나서, 서양에서는 레몬 사이프러스(Lemon cypress)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단정한 수형이 멋스러우므로, 여러 개의 윌마 화분을 줄줄이 세워 놓으면 윌마의 매력이 한층 더 부각될 수 있다. 겨울철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도 잘 어울리는 식물이다.



#원예사의 정원

 

▲ 지승현現.유니스의 정원대표現. 이풀실내정원 부관장
▲ 지승현現.유니스의 정원대표現. 이풀실내정원 부관장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을 좋아하므로 거실창 측이나 발코니에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잎을 통한 증산이 활발한 식물로서, 흙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햇빛이 부족하거나 물이 마르면 잎은 싱그러운 연둣빛을 잃게 되고, 갈색으로 변하면서 말라가 모양도 엉성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윌마의 잎을 자주 만져보면 까칠한 느낌을 주다가도 어느 순간 끝부분부터 힘이 없어지고 부드러워질 때를 느낄 수 있는데, 이때는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므로 바로 물을 흠뻑 주도록 합니다.

또한 겉흙을 만져보고 흙이 살짝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윌마의 마른 잎은 회복이 안 되므로 좋은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 주는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윌마는 영하 7℃ 이하로 떨어지면 형태가 많이 망가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최적 생육온도는 16~25℃입니다.



#윌마 이럴 때 좋아요

윌마는 실내식물 중에서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식물로 유명하다. 피톤치드란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치드(Cide)가 합쳐진 말로, 숲 속의 식물들이 주변의 해로운 미생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의 살균 물질을 지칭하는 말이다. 피톤치드의 주성분은 테르펜이라는 물질인데, 바로 이 물질이 숲속의 향긋한 냄새를 만들어 낸다고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 외에도, 기관지, 폐 및 심혈관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 피부의 소독 작용도 돕는다. 유럽에서는 오일로도 추출해 향 치유에 많이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윌마의 피톤치드 향을 이용한 원예치료법이 많이 사용된다.

 

 

#피톤치드 가득한 '국립수목원'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은 국내 최고의 산림 생물종 연구기관이다. 1999년 문을 연 국립수목원은 산림식물의 조사·수집·증식·보존, 산림생물표본의 수집 분류 제작 및 보관의 업무를 하고 있으며 국내외 수목원 간 교류 협력과 유용식물의 탐색 확보, 산림 식물자원의 정보 등록 및 유출입 등을 관리한다.

수목원은 세조가 생전에 즐겨찾던 사냥터였는데 세조가 죽자 1468년 조선 7대 왕 세조의 능인 광릉이 위치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왕실에서는 광릉을 중심으로 사방 15리의 숲을 능 부속림으로 지정해 조선 말기까지 철저하게 보호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산림과 임업을 연구하는 시험림과 학술 보호림으로 지정, 보호돼 왔다. 해방 이후 혼란한 시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도 시험림으로 잘 보존 관리돼 오늘날 우리나라의 으뜸가는 산림생태계 보고로 자리하게 됐다. 특히 광릉숲은 540여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되어 전 세계적으로 온대 북부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극상림을 이루고 있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이다.

국립수목원 내 전문 전시원은 1984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1987년에 완공됐다. 식물의 용도, 분류학적 특성, 또는 생육 특성에 따라 수생식물원, 식·약용식물원 등 22개의 전시원으로 구성돼 있다. 총 102㏊의 면적에 3873종류의 식물을 식재해 일반 방문객은 물론 식물전공 학생과 전문가들에게 현장학습 장소로도 활용된다. 전문 전시원은 관상 가치가 높은 나무를 모아 배치한 관상수원, 꽃이 아름다운 나무를 모아 전시한 화목원, 습지에 생육하는 식물을 모아 놓은 습지식물원 이외에도 수생식물원, 식·약용 식물원, 희귀 특산식물 보존원, 소리정원, 덩굴식물원, 손으로 보는 식물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1987년에 개관한 산림박물관은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의 역사와 현황, 미래를 설명하는 각종 임업 사료와 유물, 목제품 등 1만1300점에 이르는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2003년도에 완공된 산림생물표본관은 국내외 식물 및 곤충표본, 야생동물 표본, 식물종자 등 94만점 이상이 체계적으로 저장, 관리되고 있으며, 2008년도에 완공된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에서는 열대 식물 3000여종이 심겨 있어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