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말만 무성했던 인천시 영종도~신도 평화도로(길이 3.82㎞, 왕복 2차로) 건설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가 구체적인 일정을 밝힘으로써 일단 시동은 걸린 모양새다.

시는 영종도~신도 평화도로 본격 착수를 위한 관계부처(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와 사업비(1249억원) 협의를 완료하고, 오는 4월 입찰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1~12월 시공사를 선정한 뒤 내년 중 착공해 2025년 12월 완공할 방침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공기단축 등을 위해 설계·시공 일괄방식으로 추진된다고 강조한다.

영종도~신도 평화도로는 영종도~신도~강화도~개성·해주를 잇는 서해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구간이다. 영종도~신도를 먼저 연결한 뒤 2030년까지 신도~강화도(11.1㎞) 구간을 건설하고, 향후 북한 개성과 해주로 두 갈래 남북평화도로를 놓는다는 구상이다. 이 도로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주목받았다. 남북평화가 고착되면 인천과 북한 간 물류 이동의 통로가 될 전망이기에 남북교류를 위한 선도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비전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영종도~신도 평화도로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민간사업에서 국비지원 재정사업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영종도~신도 평화도로를 올해 착공한다고 강조했다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내년으로 미뤘다. 박남춘 시장이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 시정운영 방향'을 발표할 당시 올해 착공을 공언한 점으로 미뤄볼 때 불과 두 달도 안된 시점에서 번복된 것이다. 시는 행정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해 연기했다고 해명하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연관돼 유쾌하지 않은 기억도 있다. 인천시는 영종도~강화도 구간을 민자사업으로 건설한다면서 지난 2010년 5월 기공식까지 열었지만, 민간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다.

대형 사업을 놓고 오락가락하거나 백지화시키는 행태가 인천시의 오랜 관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영종도~신도 평화도로 내년 착공 또한 그때 가봐야 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는 인천시가 스스로 불러들인 현상이다. 이번에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