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앞두고 정치지형 문제·극복방향 검토
▲ 새얼문화재단, 368쪽, 9000원

 


<황해문화> 2020년 봄호(통권106호)가 나왔다. 이번호는 특집으로 '낡은 기득권체제를 넘어 새로운 정치지형을 향하여'를 다뤘다.

4·15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지형의 문제점과 극복의 방향 혹은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함으로써 4·15총선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로 다가와야 하는지를 숙고하고 있다.

먼저 이승원의 '스펙터클로서의 촛불집회와 포스트민주주의 시대의 정치과제'는 현재를 지난 20여년간의 신자유주의에 의해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된 포스트민주주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지난 2016~2017년의 촛불집회는 이러한 포스트민주주의의 문제점이 극적으로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이른바 '국정농단'에 대하여 대중이 대의제 정치의 한계를 뚫고 나와 직접민주주의를 실행한, 국민주권의 직접실현을 상징하는 스펙터클적 사건이었다고 본다.

박권일의 '문재인 정부는 어디로 가고 있나'는 촛불정권을 자임하며 출범했던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그 발전적 계승자를 자처했던 과거 노무현 정권에 비해서도 후퇴한 정권인가를 조목조목 비판한다.

이광일의 ''무의식의 담합'과 '의식적 갈등'의 정치-수구/보수 독점의 정치구조를 넘어서'는 현재 한국의 기본적 정치지형인 수구(자유한국당)-보수(더불어민주당) 독점구조의 본질을 서로 의식적으로는 갈등(하는 척)하면서 무의식적으로는 담합하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파악한다.

장석준의 '양대정당 카르텔은 깨질 것인가? -선거법 개혁의 향방과 의미'는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된 공직선거법이 과연 이번 총선에서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인가를 주제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진태원의 '을들의 연대에 대하여'는 정치철학자로서의 그의 작업가설 혹은 화두인 '을의 민주주의'론을 기초로 촛불항쟁 이후의 한국정치의 현실과 향방을 진단한다.

이번 호 비평란에는 TV칼럼니스트로서 연예 문화 방면의 사건과 이슈들에 정확한 메스를 들이대온 이승한의 글 '김용균부터 설리까지, 죽음의 구조'가 실렸다.

이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추적한 사진작가 정택용의 포토에세이와 '문화비평' 미술 특집은 광주민중항쟁 40주년 특집으로 광주민중항쟁과 민중미술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또 현재적으로 집중조명한다.

이산하, 송경동, 안주철, 신철규 네 시인의 기고가 이채로운 창작란에는 이번에도 공모작품들이 실린다. 시 부문은 이인호, 염신현, 황종민 세 명의 시가 채택됐고, 소설에서는 안타깝게도 이번 응모작중에는 마땅한 작품을 찾을 수 없어 지난 호 응모작 중 채택되지 못했던 최임순의 '전화기 속에서'를 게재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행히 문학평론 부문 세 편의 응모작 중에서 마침내 한 편을 채택할 수 있었다. 이창남의 '<채식주의자>를 위한 변명'은 맨부커상 번역부문상을 받아 유명해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식민지 근대의 한국적 양상에 대한 성찰'로 파악하면서 이 작품에 기대어 '고기를 먹는' 한국인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가 하는 매우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평론이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