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안골마을, 주민위원회 만들자 이웃간 단절 해소
▲ 이수원(오른쪽 세번째) 안골마을주민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


연경산이 감싸고 있는 안골마을.

인천 연수구 청학동 안골마을이 만들어진 시기는 1970년대 초다.

370여 세대가 사는 이 곳은 마을 뒤로 산을 품고 있고, 마을 집 80% 이상이 저층 단독주택이라 마치 도심 속 전원마을을 연상케 한다.

고즈넉해 보이는 이 마을 안을 들여다보면 꿈틀대는 주민들 에너지가 하나둘 모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마을에 대한 주민들 관심이 모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4월쯤 '안골마을주민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부터다.
전원마을 같은 환경을 갖췄지만 이웃 간 왕래는 도심 속 아파트처럼 단절돼 있었다.

유수종(70) 안골마을주민위원회 부위원장은 "30~40년간 이 곳에 산 분들도 많지만 이웃끼리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없었다"며 "그러던 차 우리 안골마을이 도시재생 사업에 두 번이나 지원했다는 걸 알게 됐고 주민 힘을 모아보자는 뜻에서 지난해 이 조직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웃 간 정이 그리웠던 걸까. 위원회가 꾸려지자 주민들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주민위원회 위원은 현재 300여명으로 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단체 메신저에는 220여명이 가입돼 있어 정보 공유와 참여 속도 또한 남다르다.

지난해 도시재생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해방촌과 구로구 가리봉동을 방문했는데 참석자가 너무 많아 버스 1대를 더 빌려 다녀와야 할 정도였다.

주민위원회 활동 기금을 모으기 위해 위원들이 직접 나서 두 차례나 바자회를 마치 마을 축제처럼 열기도 했다.

결국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경산이 감싸 안은 안골마을'이란 주제로 주민들은 올해부터 4년간 예산 200억원을 지원받아 마을을 꾸미게 된다.

이수원(74) 안골마을주민위원회 위원장은 "주민 전체 역량을 결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계절에 따라 아침에 들을 수 있는 새소리가 다른 도심 속 전원마을이 바로 이 곳이다. 올해도 다양한 도시재생 현장을 방문하며 주민 참여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