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후원·물품·재능기부
21번째, 늦둥이 딸 이름으로 성금
▲ 남촌동 키다리 아저씨 나눔릴레이 21번째 기부자로 나선 김명석(오른쪽) 자연보호협의회 회장. /사진제공=오산시
▲ 남촌동 키다리 아저씨 나눔릴레이 21번째 기부자로 나선 김명석(오른쪽) 자연보호협의회 회장. /사진제공=오산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돼 주세요."

오산시 남촌동 행정복지센터가 벌이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키다리 아저씨 나눔릴레이 운동이 화제다.

키다리 아저씨는 1912년 발표된 미국 소설가 진 웹스터의 작품으로 고아 소녀가 한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 진학한 후 꿋꿋하게 자신이 원하는 일과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행정복지센터는 2018년부터 9월 이 소설 내용에서 착안해 키다리 아저씨 나눔릴레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운동은 지역 주민이 릴레이로 물품과 후원금, 재능 등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남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곽영일 위원장이 첫 기부자로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후 기부자가 다음 기부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현재는 자연스럽게 자진해서 참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7일까지 개인 단체 등 21건의 기부로 모인 1500여만원은 사랑의 공동 모금회를 통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물품도 행정복지센터가 독거노인과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물품과 후원금뿐 아니라 재능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남촌동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이천우 주민자치위원장은 '살맛난데이' 프로그램에서 원예치료 강사로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살맛난데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원룸촌과 그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거노인을 위한 노인정서 지원프로그램이다.

21번째 기부자로 나선 김명석 남촌동 자연보호협의회 회장의 사연은 남다르다.

김 회장은 오산시에서 명도시정보㈜를 운영하면서 오산시 체육회 이사, 남촌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9월 남촌동자연보호협의회장에 취임해 꾸준히 지역에서 봉사를 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출산한 자녀 김지안양의 이름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했다. 자신의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나눔릴레이에 동참한 것이다.

김명석 회장은 "지난 연말에 어렵게 얻은 늦둥이 딸의 이름으로 좋은 일을 하게 돼 기쁘다"며 "성금이 좋은 일에 쓰여 딸이 자라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택주 남촌동장은 "색다른 기부에 감사드리며 후원금 기부의 뜻이 도움이 꼭 필요한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키다리 아저씨 나눔릴레이가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산=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