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전통시장 상권 지키기 '고군분투'

지난해 13개 직능 단체와 '연합회' 구성
서명운동 등 '주차장 사수' 힘겨운 싸움



"장사를 20년 넘게 했지만, 올해 설 명절만큼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물건으로 최선을 다해 고객들을 모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용인 중앙시장 상인회 강시한(53·사진) 회장은 경자년 설을 맞은 소회를 이같이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용인시, 용인시의회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시장 주차장 확보 문제 때문이다.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차장 확충을 요구하고 있지만, 용인시의회는 주차장 부지의 효율성과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 마찰을 빚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3개의 직능 단체와 함께 '처인구 원도심 상권 지키기 연합회'를 구성, 용인 중앙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원도심과 전통시장 상권을 지키기 위해 고객들에게 호소하는 3만명 서명운동과 함께 청년 상인들도 하나가 돼 용인시의회를 찾아 주차장 사수 3만명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처인구 원도심 상권지키기 3만명 서명 운동'을 추진 중인 강 회장은 그동안 활동내용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연합회에서도 모두 한뜻으로 단합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처인구 자영업자가 하나가 되는 큰 성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먼저 (구)경찰서 주차장 부지는 2015년 전통시장과 용인시가 원도심 주차장 시설로 협약한 것인데, 용인시와 용인시의회 XX꾼들에게 도둑질당했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강 회장은 동사무소 청사 건립을 철회하고 주차장 건립을 요구한다. 그는 "중앙동은 중심상업지로 동 청사보다 주차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차장을 없애고 600억 호화청사 건립은 납득하기 어렵다. 하루 1000대가 이용하는 서민주차장을 없앤 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처인구 원도심 상권 활성화 방안과 관련, "첫째로 주차장이고, 둘째는 편의시설이다. 요즘 대규모 아울렛에는 1000대 이상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시장 주변에는 약 300여 대 주차장 공간밖에 없다.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어야 하며 고객들의 손과 발이 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회장은 "주차장 문제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시민을 위한 주차장 시설이다. 주차장 없는 동 청사 건립은 절대 못 한다. 끝까지 사수하고 투쟁할 것이다. 무능한 시의원들이 날린 주차장을 상인들이 반드시 찾아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시장은 현실을 똑바로 보기 바란다.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지역주의에 편승해 시민은 뒤로하고 오로지 정치꾼 노릇만 하는 시의원들을 바로잡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회장은 용인시의회에 대해 "시의원은 시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 한쪽을 살리고 한쪽은 완전히 죽이는 결정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강 회장은 올해로 용인 중앙시장에서 20여년 째 옷가게를 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장사에다 요즘은 상인회 일까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란다. 오늘도 새벽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장 점검을 하며 동분서주한다.

강시한 회장은 "이른 시일 내에 시장 주차장 문제가 해결돼 올해는 상인들이 하루라도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글·사진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