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경자년 새해 설날이 다가왔다. 설이 되면 가득 차려진 차례상이 떠오른다. 이맘때면 집집마다 차례상을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이다. 시장에 가서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해야 할지 아니면 만들어진 음식을 차례상에 올릴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대행업체까지 생겨났다. 클릭 한 번이면 차례상에 올라가는 모든 음식을 마련해 준다. 빛깔 좋은 과일부터 삼색 나물, 각양각색 전들까지 한번에 해결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한 상 가득 채울 음식을 직접 준비해야만 했다면 최근에는 간소화해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전통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설을 앞두고 취재를 위해 명절 차례상 대행 서비스 업체를 찾았다. 부평구에 위치한 이 업체는 건물 입구부터 분주함이 느껴졌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직원들은 전을 부치기 위해 쉴새없이 뒤집개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 밖에도 삼색나물과 소고기 산적 등을 손수 만들었다.

주문형 차례상은 전문업체가 음식을 모두 만들어 배송해 주는 방식이다. 기호에 맞게 음식을 추가할 수도 있다. 주문자는 배달된 음식을 데워 상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음식을 직접 준비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도 저렴하다.

실제 이용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만족도도 꽤나 높은 편이었다.
처음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어 준다는 게 거부감이 들었지만, 사용을 하다 보니 음식에 대한 신뢰가 간다는 평이다.

그렇다면 소박한 차례상의 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요란하게 한 상 차릴 때 드는 육체적·감정적 노동을 줄일 수 있다. 비용도 아낄 수 있게 된다. 또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예방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격식보다 실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들의 욕구가 차례상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대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갈등도 있을 수 있겠지만 반드시 하나의 방식으로만 명절을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아진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