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봉사회장도 맡아 … 위기가정 발굴 지속적 관심 강조

"어려웃 이웃들이 웃음을 다시 찾을 때까지 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에서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 중인 김은복(66)씨의 하루 일과는 동네의 어려운 이웃들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업을 그만두고 인천에 터를 잡은 그는 8년 전 무료함에 우연히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김씨는 미추홀구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학동 적십자 봉사회장도 맡고 있다.

원룸 세대가 많은 문학동은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한 지역이다. 말벗을 필요로하는 어르신이나 위기 상황에 놓인 이웃들이 많기 때문이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의 가장 큰 역할은 위기가정 발굴이에요. 생명이나 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위급한 상황에 놓인 이웃들을 찾아내고 행정복지센터나 구청에 연계해주는 것이죠."

투철한 봉사정신을 가진 김씨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미추홀구에서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서 우수 활동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웃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가정을 발굴했을 때 단순히 행정기관에 연계해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줘야 해요. 주변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졌는지 살펴보고 말벗이 되어주기도 해야하죠."

김씨 덕분에 은둔 생활을 하던 한 중년 남성은 최근 산책을 하면서 건강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집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살 정도로 저장 강박증이 심했지만 구청의 도움으로 청결한 환경에서 삶을 이어가게 됐다.
오랜 시간 적십자 봉사회 활동을 해 온 김씨는 나눔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처음 만난 이들에게도 민망함을 무릅쓰고 정기후원을 부탁할 정도다.

"봉사를 하면서 제가 뻔뻔해진 것 같아요. 누군가는 지나치다고 얘기하지만 커피값 한 잔을 아끼면 어려운 이웃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거든요. 마음 한 켠에 늘 문학동 이웃들 생각이 자리잡고 있어서 도와달라
는 말이 저도 모르게 나오나봐요."

김씨는 어려운 이웃들이 점점 많아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봉사자의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는 힘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봉사하면서 보람도 느끼지만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난 것 같아서 감사해요.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아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