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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럼] 주진모가 문제였다고?
[제물포럼] 주진모가 문제였다고?
  • 이은경
  • 승인 2020.01.20 00:05
  • 수정 2020.01.19 1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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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인천일보 사회부장

올해 들어 한 연예인의 이름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TV 드라마에서 다양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주진모다.

이야기인 즉 그의 휴대폰이 해킹을 당해 비밀정보가 외부로 유출됐고, 그 유출된 정보를 미끼로 금전적 협박을 받았다. 급기야 주진모 측은 지난 16일 해킹 범행 주체에 대해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리고 사과문을 통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숨조차 쉴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해킹 추가 피해를 입을 다른 연예인과 유명인 등을 고려해 공갈 협박에 응하지 않게 됐다는 입장도 내놨다.

하지만 주진모 휴대폰 해킹 사건은 날이 갈수록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와 동료 배우가 나눈 카톡 내용을 둘러싼 관심뿐이다.

과거 불법 촬영으로 구속된 연예인 정준영이 다시 소환되는가 하면 배우 주진모의 사생활을 놓고 실망했다는 비판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최현석 셰프 역시 해킹 문제가 아닌 사문서 위조가 핵심이 되면서 해킹 문제는 저 멀리 사라진 채 자극적인 내용들이 인터넷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미지를 먹고 사는 배우나 유명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유출됐을 때 겪을 실망감이 큰 탓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주진모에 머물러 있다는 데 있다. 주진모를 넘어 나와 당신 등 누구나 휴대폰 해킹을 당할 수 있다는 이 끔찍한 현실에서도 말이다.

유명인 혹은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누구에게든 치명타를 날릴 수 있을만한 정보를 쉽게 도둑맞을 수 있다는 현실은 매우 무섭고도 엄중하게 받아들어야 한다.

무엇이든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폰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현실이라 더욱 그렇다.
그동안 휴대폰을 넘어 우리 사회에서 개인정보 유출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0년 1월 문을 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118상담센터에 따르면 2019년까지 민원 상담 457만건 중 개인정보 134만건, 스팸 93만3494건, 해킹·바이러스 79만3043건 순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38만9611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자신의 정보 유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숨은 개인 정보 유출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또 작년 10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정보통신망 개인정보 유출 현황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신고시스템이 운영된 2012년 8월 이후 2019년 8월까지 국내 IT기업들로부터 모두 340차례에 걸쳐 7430만여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지난해 유력 업체들의 개인정보 유출도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4만9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여기에 카드회사들까지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면서 일부 고객들은 카드 재발급 등을 권고받기도 했다. 2015년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지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좀비 PC로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내 검색어를 조작하는 것은 물론 중요 공기관 해킹도 계속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떤 일을 벌일지 짐작조차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해킹 등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걸음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진모 카톡 내용에 매몰된 현실이 잇따른 정보 유출에 무감각해진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묻고 싶다. 정부와 대형통신업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비밀번호 변경, 이중 인증, 업그레이드 등이 대책의 전부인가. 주진모 카톡 내용 뒤에 숨어 대책 없음을 시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가올 미래 시대에 대한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게 되는 한심스러운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휴대폰 해킹 피해는 주진모 카톡 내용으로 가려질 수 없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개인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주진모가 정말 문제였던가. 가십거리에 그칠 카톡 내용을 넘어 끊이지 않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막을 대책이 앞 다퉈 나와야 그것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닐까.
휴대폰 해킹은 사실상 테러다. 테러 방지 대책 없는 4차 혁명은 불가능하다.

/이은경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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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20-01-20 07:57:23
주진모가 해킹당한걸 걱정해줄 때인가? 잘못한건 쏙 빠져있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