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원에 동아리 등록 … 매주 연습
회원 20여명 … 공연·대회 출전 등 활발



"풍물은 삶의 에너지입니다. 회원들과 함께 연주하다 보면 없던 힘이 솟아 나와서 계속 활동을 하게 됩니다. 우울증과 무기력에 빠졌다면 무엇이라도 배움을 시작하길 권하고 싶습니다."

풍물과 농악으로 활기찬 삶을 사는 광명 꽃누리 풍물단 한옥자(64) 회장의 일성이다.

한 회장은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서 통장과 자율방범대 등 많은 사회봉사 활동을 하며 국회의원상, 시장상을 받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느닷없이 갑상선 암이 발견되고, 남편도 건강이 나빠지며 우울증 증세까지 나타났단다.

그는 "결혼하고 시댁인 전남 함평에서 우연히 시어머니가 장구를 치고, 시 작은아버지가 연주하는 풍물 공연을 봤다. 묵직한 징 소리, 가슴을 파헤치는 장구 소리, 심장을 두드리는 꽹과리 소리 등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안양으로 이사해 살면서 잊고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박달2동에서 농악을 시작했다"며 "그렇게 시작한 풍물 연주는 나이 60세가 훌쩍 넘어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상모돌리기, 북, 징, 장구, 꽹과리 등 풍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하는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 손주 2명을 키워 낸 한 회장은 "농악 소리가 너무 좋아서 큰 손주가 어릴 때는 아기를 업고 농악을 배우러 다니기도 했다"고 수줍어하며 말했다. 둘째 손주가 태어나면서 한 회장은 아들에게 광명시로 이사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했고, 현재 아들 가족은 철산동에, 그는 하안동에 거주하고 있다.

풍물은 악기 소리가 유난히 커서 별도의 연습실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한 회장은 "거의 독학으로 배운 농악은 모든 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보약 같은 존재라 연습을 멈출 수 없었다. 몇몇 지인들과 작은 연습실을 빌렸다가 월세가 부담돼 광명시 평생학습원 동아리에 등록해 매주 토요일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2017년경 광명시 평생학습원에 동아리 등록을 한 꽃누리 풍물단은 40~60대 회원 20여명이 활동한다. 광명동굴 관광객을 위한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 광명시 농악보존회에서 큰 대회에 출전하면 동참한다. 또 광명시를 넘어 서울과 안양 등 인근 지역에서 출연진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달려간다는 한 회장이다.

한옥자 회장은 "광명에서 농악의 기본을 지도해주신 농악보존회 임웅수 회장님, 꽃누리 풍물단에 매주 토요일 지도해주시는 권동주 선생님, 여러 가지 많은 도움을 주는 강은숙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며 "더 나이가 들어도 건강을 잘 지키면서 농악과 풍물이 필요한 자리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광명=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