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에 우리나라 첫 부자보호시설 '아담채' 만든 김진욱 목사

인천 남동구 수산동에는 연면적 1388㎡, 4층 규모의 한 보호시설이 있다. 20세대가 입주해 있는 이 시설은 겉보기엔 여느 시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입주자들이 모두 남성이고 아버지와 아들 관계라는 점이다. 2007년 만들어져 10년 넘게 운영 중인 우리나라 최초 부자(父子) 보호시설 '아담채'다.

"가시고기라는 소설을 읽고 펑펑 울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담은 책이죠. 당시 모자 보호시설이 전국에 90개 정도 있었는데 부자 보호시설은 없었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도 부자원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호응이 좋지 않아 실패했죠. 모델이 없었으니까요. 그럼 우리가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담채 운영 주체인 사회복지법인 '아담'의 대표이사이자 인천교회 담임목사인 김진욱(59·사진) 목사의 말이다.

아담의 '최초'는 이뿐이 아니다. 장애인들을 단절된 '시설'로 보내지 않고 지역사회 한 구성원으로 보듬기 위한 시스템인 '그룹홈'도 아담이 가장 먼저 도입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보통의 삶으로, 시설에서 집으로'란 가치 아래 2007년 남동구 서창동에 들어선 '하늘채'는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제1호 중증장애인 그룹홈형 거주시설이다.

"선교가 하나님의 부름이라면 복지는 지역사회의 부름입니다. 저희 교회가 남동구에 위치하게 되면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자 지역사회에 갚아야 할 빚입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듯 말이죠."

1997년부터 인천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김 목사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은 적이 있다.

자칫 몸 절반을 못 쓸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회복했다.

이 같은 경험은 장애인들에 대한 하나의 빚처럼 그의 마음 깊숙이 남게 됐고 지금과 같은 복지 사업을 끌어가는 동력이 됐다.

아담은 이 두 시설 외에도 남동구 만수동에 '무궁채'라는 요양 복지시설을 만들어 올 상반기부터 운영하고 있다.

"제가 인천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 3개 복지시설을 꼭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다 이룬 셈이죠. 기쁘지만 돌아보니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네요. 고아와 난민처럼 또 다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더 큰 포부를 품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바라건대 한국 교회가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빛과 소금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저 역시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