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과 계약파기 않기로 방침
동행 바라는 팬·선수 마음 받아들여
내년 1월 전지훈련 동참 여부는 미정
▲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연합뉴스

암 투병 중에도 현장을 지키며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끈 유상철(사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내년에도 계속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인천 구단은 계약서에 적힌 '감독직을 수행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질병)'를 이유로 계약을 파기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인천일보 12월2일자 17면>

이에 유 감독은 투병생활을 하면서 내년에도 계속 팀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잔류 확정 직후 유 감독의 거취를 놓고 '심사숙고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놨던 인천 구단이 며칠만에 이렇게, 비교적 빠른 판단을 내린 이유는 내년 시즌도 유 감독과 함께 하길 바라는 팬과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인천 팬과 선수들은 유 감독이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한 이후 그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똘똘뭉쳐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유 감독이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재차 공언했던 '1부리그 잔류' 약속은 이미 지켰고, 이제 남은 것은 '회복 후 그라운드 복귀'뿐인 상황에서 인천 구단과 팬들이 이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했다.

아울러 투병생활이 병원에 장기 입원한 상태에서 진행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보통 항암 치료 과정은 약 3주 간격으로 입원(며칠동안 병원치료)과 퇴원(일상생활 가능)을 반복하며 이뤄지는 데, 몸 상태가 좋으면 더 긴 기간 일상생활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 감독이 필요할 때 충분히 현장을 지킬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 감독의 공백은, 선수단을 꿰뚫고 있는 임중용 수석코치가 잘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K리그1에 살아남은 인천 선수단은 내년 1월7일 약 4주 동안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떠나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다만 유 감독이 이번 태국 전지훈련 전 과정에 참가해 현장 지도를 할 수 있을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유 감독 및 유 감독 주치의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태국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