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에서 은퇴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한돌과 '치수고치기'로 마지막 대국을 한다.

이세돌은 18일과 19일, 21일에 걸쳐 세 차례 서울과 전남 신안에서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을 벌인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1분 3회이며, 대국은 3번기 치수고치기로 진행된다.

한국기원 바둑 용어 설명에 따르면, 치수고치기는 '두 대국자 사이의 기력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두는 바둑'으로, 대국 결과에 따라 정해진 규칙에 의해 치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치수는 실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돌의 수다. 실력이 약한 쪽이 바둑을 두기 전에 미리 바둑판 위에 깔아놓는 돌의 수가 치수다.

이세돌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대국할 때 치수 없이 호선(맞바둑)으로 대결해 1승 4패를 기록했다.

한돌과의 대결에서는 이세돌이 흑을 잡아 두 점을 깔고 시작한다.

이는 한돌이 이세돌보다 실력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국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K바둑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실력 차가 있다. 이세돌 9단과 협의해서 두 점 접바둑으로 대국을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단, 한돌은 덤 7집 반을 받는다. 보통 인간 사이의 접바둑에서는 덤이 없지만, 인공지능은 프로그램 세팅 상 무조건 덤 7집 반을 받게 돼 있다.

바둑은 먼저 두는 흑이 조금 더 유리하다. 백에게 이를 보상해주기 위해 덤을 제공한다.

1국에서 이세돌이 이기면, 2국에서 이세돌과 한돌은 호선으로 정면 대결을 한다.

2국에서도 이세돌이 승리하면, 3국에서는 한돌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깐다. 이세돌의 우위가 인정된 상태에서 대국을 시작하는 것이다.

반면, 이세돌이 1국에서 패하면 2국에서는 이세돌이 흑번을 유지한 채 석 점을 깐다. 2국에서도 지면 이세돌은 3국에서 돌 네 개를 깔고 시작한다.

이세돌이 1국에서 승리하고 2국 호선에서는 패한다면, 3국은 다시 이세돌이 두 점 먼저 두는 접바둑으로 돌아간다.

이세돌은 "두 점을 깔고 두는 첫판은 아마도 내가 질 것 같다"며 "최강의 기사라면 인공지능과 두 점 바둑으로 해볼 만하다. 석 점은 아닐 것이다. 호선에서는 사람이 못 이긴다"라고 예상한 바 있다.

알파고에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간 기사인 이세돌이 한돌을 상대로도 극적인 승부를 만들지 주목받고 있다.

정상급 바둑 기사와 인공지능의 실력 차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의 대국의 의미다.

이세돌은 1억5천만원의 기본 대국료를 받고, 1승을 할 때마다 5천만원의 승리 상금을 받는다. 예를 들어 이세돌이 한돌에 3전 전승을 거둔다면 3억원, 2승 1패로 승리하면 2억5천만원, 1승 2패로 지면 2억원을 가져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