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태국 대표팀의 지난 19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이 무승부로 끝난 뒤 박항서 감독을 발끈하게 한 태국 코치의 행동에 대해 니시노 아키라 태국 감독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25일 베트남 온라인 매체 '징'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시노 감독은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동남아시아(SEA) 게임 축구 B조 감독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코치의 행동에 대해 박 감독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시노 감독은 "나와 박 감독은 예전부터 알던 사이이며 좋은 관계"라면서 "박 감독이 훌륭한 감독이기 때문에 그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함께 성공하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 말을 들으며 밝은 미소를 짓던 박 감독은 기자회견 후 퇴장하는 니시노 감독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베트남-태국 경기 후 세르비아 출신 태국 골키퍼 코치인 사사 토딕이 박 감독에게 도발했다.

박 감독이 태국 벤치로 가 니시노 감독과 악수한 뒤 돌아오는데 토딕이 박 감독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며 자신의 가슴 높이에서 손바닥을 뒤집은 뒤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베트남 언론은 이를 키가 작은 편인 박 감독을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발끈한 박 감독도 토딕에게 다가가 항의했고, 다른 코치진이 말려 물리적인 충돌까지는 않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선수들에게) 지시할 때마다 (그가)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면서 "신경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토딕이 경기 내내 무례한 행동을 했음을 내비쳤다.

베트남 축구협회(VFF)도 2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토딕의 행위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인종차별 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판단해달라며 제소했다.

이에 대해 토딕은 팬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베트남이 현재는 G조 정상에 있지만 미끄러져 내려와 태국에 정상 자리를 내주리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며 "차별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대표팀은 25일 브루나이전을 시작으로 SEA 게임에서 60년 만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베트남 U-22 대표팀은 1959년 SEA 게임에서 우승한 후 그동안 한 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