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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사라져가는 백령도 보물들-훼손된 천연기념물 지금이라도 관리를
[월요기획] 사라져가는 백령도 보물들-훼손된 천연기념물 지금이라도 관리를
  • 이순민
  • 승인 2019.11.25 00:05
  • 수정 2020.03.1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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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 주변 철조망 등 방치
문화재청·군 모니터링 진행
▲ 인천 백령도 자연유산들이 훼손 위기에 몰려 있다. 모래층이 약해진 사곶해변 해양쓰레기, 고사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 연화리 무궁화, 콩돌해안에 생긴 퇴적층, 지뢰 등 군사시설이 방치된 진촌리 현무암 주변 모습. /인천녹색연합·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인천 백령도 진촌리 하늬해변에는 현무암 분포지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의 서식지와 마주한 해안을 따라 늘어선 현무암에는 연둣빛 알갱이가 박혀 있다. 지하 수십㎞에 있던 감람암이 마그마와 함께 올라온 천연기념물 제393호 감람암 포획 현무암. 지난 1997년 사곶사빈, 콩돌해안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지난 9일 찾은 진촌리 현무암 분포지는 군사시설로 둘러싸인 모습이었다. 바닷가로는 선박 상륙을 가로막는 용치가 박혔고, 현무암 위로는 군사시설 초소가 자리했다. 현무암 주변에는 지뢰 경고 문구가 걸린 철조망이 쓰러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현장에 동행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군사 초소는 몇 년 전보다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주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천연기념물이자 국가지질공원인 현무암 주변으로 방치된 철조망 등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위적 시설물에 둘러싸인 지질유산
백령도 진촌리 현무암 분포지와 사곶해변(사곶사빈), 콩돌해안은 지난 6월 대청도·소청도 지질명소와 동시에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국내 지질공원 가운데 천연기념물을 가장 많이 품은 곳으로 꼽힌다.

백령도 천연기념물인 사곶사빈과 콩돌해안은 나란히 퇴적물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옹진군은 올 초부터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모니터링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천연비행장'인 사곶사빈은 단단했던 모래층이 차량 통행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약해졌고, 콩돌해안은 자갈 유실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곶사빈과 콩돌해안 모두 해변을 따라 옹벽 등의 인위적 시설물이 세워져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곶사빈의 모래층 문제는 2년여 전부터 인식하고 있었다.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모니터링 용역에 착수한 것"이라며 "콩돌해안 시설물도 옹진군에 개선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훼손 천연기념물 관리 시급"
백령도 자연유산 훼손은 이달 초 '학술적·생물학적 가치 상실'로 천연기념물 해제 고시된 연화리 무궁화로 현실화했다. 1930년 심어진 것으로 알려진 연화리 무궁화는 국내 2개뿐인 천연기념물 무궁화였다. 일반적인 무궁화 수명은 40~50년이지만, 연화리 무궁화는 100년 가까운 세월을 견뎌내며 6.3m 높이까지 자랐다.

연화리 무궁화에 이상이 생긴 건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이 강풍을 몰고왔을 때부터였다. 이따부터 뿌리에 문제가 생겼고, 지난해 태풍 '솔릭'으로 가지가 부러지면서 고사했다. 장 위원장은 "수년 전부터 뿌리가 흔들렸는데 고사를 막지 못했다. 천연기념물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백민숙 인천시 문화재과장은 "연화리 무궁화를 살리려고 옹진군과 치료, 영양 공급 등을 해왔지만 태풍 영향으로 너무 쇠약해진 상태였다"며 "천연기념물 기본계획을 세우고, 명예관리인을 선정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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